잡소리

"담백하다" 의미

Joshua Kim 2014. 4. 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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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잠이 안와서 끄적댄다.


네이트 첫 화면에서 스크롤 조금 내리면 나타나는 '이슈UP' 이란 코너에 식당에서 음식사진 찍어놓고 자랑하는 글들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다가, 그 글을 쓴 아가씨가 쓰는 '담백한 맛' 의 의미부터 다시한번 확인해보고 싶었다. 필자가 어릴 때 이해했던 담백한 맛은 사진속의 음식의 맛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담 (淡): 묽다는 뜻이다. 어렴풋하다라고도 쓰인다. 물수변에 불 두개 (큰불) 가 붙은걸 보니, 물이 불을 끈다는 뜻 보다는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는 뜻에 가까운 듯 하다. 참고로 담수는 담수(淡水) 와 담수(湛水)가 있는데 앞의 담수는 민물을 뜻하고 뒤의 담수는 물을 담는 저수지를 뜻한다고 한단다...


백 (白): 희다. 흰 색이다. 


고로, 담백(白)하다고 한다면, 묽고 희다라고 해석될 수 있다. 




묽고 흰 것의 예를 찾아보자.


1. 판매용 두부가 담겨있는 간수를 유리컵에 따라 보면, 뿌옇다. 흰색은 아니지만, 진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런 간수는 아직 담백하다고 말하기엔 좀 진하다. 


2.  세탁기에서 세탁한 뒤 나오는 물은 뿌옇기는 하지만 희질 않다. 회색일 경우가 많다. 묽긴 하지만 희지 않아서 '뭔가' 느낌이 있다.


3. 맹물 한 컵에 흰 우유를 몇 방울 넣어보자. 최소한 뭔가가 들어갔구나 할 만큼만 넣어보자. 뿌옇긴 한데 뭔진 모를 상태까지 만들어 보자. 그렇다면 그것은 필자가 생각하는 담백한 상태다.



담백한 맛


담백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물 한컵에 우유 몇 방울 들어간 것과 같다는 필자의 생각이 과하지 않다면, 담백한 맛이라는 것은 저 물우유의 맛을 나타내는 말이 될 수 있다. 우유맛도 아니고 물맛도 아니다. 이도 저도 아닌 맛이다. 과하지 않으나 딱히 특색있지도 않다. 어디에 붙여도 어울릴 듯 하나, 어디에 붙여도 어울리지 못할 듯도 하다. 참 애매하다.


참 많은 "담백한 맛"들이 인터넷에, 방송에 소개되고 있다. 심지어는 숯불 위에서 기름기가 넘쳐나는 삼겹살 지방세포 부위를 집어들고는 "기름이 쪽 빠진 담백한 맛" 이라고 소개한다. 이게 한국말 맞나... 


담백이 한자이기 때문에 외래어다 라고 되묻는다면, 필자는 그 단어의 국적을 따지기 이전에 그 원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부터 따져보고 싶다. 특정 단어를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의미로 인식한다면 그 단어의 의미가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추장 숯불삼겹살 구이가 담백한 맛이라고 표현되려면 수십 수백년은 지나야 할 듯 하다.



참고로, 웹서핑 중 찾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나타나 있는 담백하다의 설명을 카피 앤 페이스트 해 본다. (http://stdweb2.korean.go.kr/search/View.jsp)



  • ‘담백하다’의 어근.
담백-하다(淡白--)  [담ː배카-]
형용사
  • 「1」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하다. ≒담박하다「1」ㆍ담하다「2」.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
  • 「2」아무 맛이 없이 싱겁다. ≒담담하다01[1]「4」ㆍ담박하다「2」.
     이 집의 반찬 맛은 담백하다.
  • 「3」음식이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담담하다01[1]「5」ㆍ담박하다「3」ㆍ담하다「3」.
     담백한 음식/옥수수는 맛이 담백하고 이용 범위가 넓다.
  • 「4」빛깔이 진하지 않고 산뜻하다. ≒담박하다「4」. 
     담백한 색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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