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만 골라내는게 좀 번거로웠는데, 우선 큰 건더기를 건져 냈다. 그리고 남아 있는 과육들은 체를 써서 조심조심 건져낸 후, 그릇을 돌려 소용돌이를 만든 뒤 잠시 기다리면 씨는 중앙으로 모이고 자잘한 건더기는 둥둥 뜬다. 이 때 체를 써서 건져내던지, 물을 여러번 따라내던지 해서 씨만 모으면 된다.
씨앗이 큰 것이 있고 작은 것이 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싹 트면 알게 되겠지.
우선, 물에 담궈둔 채 며칠 둘 생각이다.
추출해 낸 씨앗
7/10/2021
물에 3일 정도 담궈 둔 씨앗을 젖은 키친타올 위로 옮겨 주었다.
그리곤 존재 자체를 까먹어버렸다...가...
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확인해 봤더니 몇 개의 뿌리가 보였다!!
씨앗 자체가 상당히 작아서 좋은 씨앗을 골라내기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저것을 어찌 심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걍 흙 위에 툭툭 던져두고 물 줘서 자연스레 흙 아래로 얕게 잠기게끔 해 뒀다.
블루베리 발아. 확대 많이 함.
07/22/2021
흙위에 흩뿌려둔 씨앗들이 싹을 틔웠다. 아직 많이 작지만 하나씩 빼꼼히 나오는 것이 대견스럽다. 사진에서 11시-12시방향에 1개, 정중앙에 2개, 7시방향쯤에 두개가 보인다.
칼 등 쪽으로 갈색 껍질을 살살 긁어내서 겉껍질과 속껍질을 제거하고 나면 약간 부드러운 속살이 나온다. 이 상태로 뾰족한 부분을 위로 놓고 물을 절반 정도 채워 준다. 이대로 매일 물 갈아주면서 1-2주쯤 지켜볼 예정이다.
점점 불어나는 씨앗들
06/11/2021
아보카도 먹을 때 마다 씨앗을 준비했더니 9개가 되었다.
갈색으로 변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이유는 확실치 않다. 껍질 벗길때 상처가 난 건지,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다.
시간이 좀 지날 수록 씨앗을 반으로 나누는 홈이 점점 뚜렷해 지는 듯 하다. 기분탓인가?
물은 매일 갈아주었고, 집 안에서 형광등 아래에 놓아 두었다.
첫 뿌리
06/13/2021
드디어!
씨 하나에서 뿌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달걀 모양의 씨앗 아래 부분이 쩍 하고 갈라져 있었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뿌리로 추정되는 무엇인가가 씨앗 중앙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안에서 뿌리가 커지다 보니 겉 껍질이 깨진 것이다.
하루 한두개 씩 아보카도를 까먹다 보니 어느덧 씨가 많이 모였다. 좀 더 큰 유리그릇으로 옮겨서 키친타올을 깔고 물을 부어 주었다.
흙 사러 가야겠다.
07/10/2021
흙에 심은 후 물을 듬뿍 주고 있으나 감감무소식이다.
07/22/2021
며칠간 잊고 있다가 문득 살펴보니 싹이 나왔다! 대충 6월 초에 시작했으니 한달정도 걸린듯 하다.
싹 난 아보카도 씨앗
매일 씨앗을 모으다보니 아직도 이렇게 많이 남았다.
위: 매일같이 모이는 씨앗들. 아래왼쪽: 겉면에 움풀 패인 상처가 난 씨앗, 하지만 잘 쪼개지고 있다. 아래오른쪽: 잘 쪼개진 씨앗.
07/26/2021
이전에 흙으로 옮겨 둔 씨앗에서 두 개가 더 흙 밖으로 줄기가 나왔다.
날씨가 좀 덥긴 해도 이 녀석들은 밖에 놓고 키워보기로 했다.
여름이라, 기온은 24-37 oC 정도이고 습도는 10% 정도. 남향이라 햇살은 잘 든다.
새로 나온 줄기
07/27/2021
줄기/뿌리가 나오는 중인 씨앗 사진.
위쪽이 줄기, 아래쪽 짙은색이 뿌리.
줄기와 뿌리
싹이 몇 개씩 올라오고 있다. 이제 준비했던 분갈이를 해 줄 시간이다.
화분에 흙 담아서 분갈이 ㄱㄱ
분갈이 전 커피컵에서 올라온 싹들, 그리고 흰색 화분에 분갈이 후 모습
08/10/2021
분갈이 해 준 초기 멤버들이 흰 화분에서 훌륭하게 자라고 있다.
사진 좀 찍으려 했더니, 줄기가 굵지 않아 초점잡기가 어려웠다. 이거 찍으려고 DSLR 질러야하나..
대략 20 cm 정도 자란 1세대 아보카도 새순.
20 cm 길이로 자란 새싹
몇 주 전부터 뿌리파리 (뿌파) 가 극성을 부려, 3 % 과산화수소 (H2O2) 용액을 마트에서 사서 분무기로 뿌려주곤 했다. 박멸을 기대했으나 약 8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더이상의 효과는 없었는데, 아마 흙 깊은 곳에서 낳은 알이나 유충 등이 계속 살아나는 것 때문인 듯 했다.
그래서 하루 날잡아서 뜨거운 햇살 아래에 소독을 위해 내 놓았다. 낮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갔던 시기라서 뿌파들 다 쪄 죽었는지 99.9% 박멸되었다.
하지만 목질화가 되기 전의 붉은 아보카도 새순에게 직사광선이 좋지 않다는 것을 몰랐던 때라서, 약 3 cm 정도 자란 새 순은 결국 타 죽고 말았다. 그 후 부터는 꼭 그늘진 곳에 내 놓곤 하는데 내 놓을 때 마다 쑥쑥 자라는 것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