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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구피어항만 3개를 돌린 적이 있었다. 본 어항 두 개 이외에 치어용 어항을 따로 하나 만들어 돌렸는데, 문제는 구피가 너무 잘 번식한다는거다.  


개체수가 많아지니 표현형질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좋았다만, 문제는 먹이값이다.  블러드웜을 무지하게 잘 드시는 덕분에 주머니가 슬슬 가벼워지고 있던 차, 이베이에서 개인이 파는 저렴한 블러드웜을 구매하고야 말았다.


*블러드웜: Blood worm, 짱구벌레.  냉동 혹은 건조형태로 판매.


홍콩에서 배송된 블러드웜 한봉지를 손에 들고 한가득 미소를 띠며 새로운 먹이를 아이들에게 넣어줬지만, 얼레... 안먹는다.


결국 배고파서 먹기는 먹지만, 10-20%는 여전히 물 속에서 떠다닌다.  언젠간 먹겠지.


그러기를 며칠. 이전에 넣어줬다 안먹고 남은 블러드웜 주변에 솜털같은게 생겨난걸 발견했다. 머릿속과 마음속에서는 "저건 곰팡이야. 당장 먹이 다 버리고 물갈아줘" 라고 소리치고 있었으나, 몸뚱아리는 "곰팡이 금방 사라질거야. 걍 둬" 하고 애써 무시하려 했다. 


결국 어영부영 며칠이 더 지난 뒤 어느 아침, 밥주다 보니 팔팔한 구피 몇마리가 물에 떠 있었다. 늙어죽었나보다 하고 애써 무시하고 그 밥 또 준 뒤, 다음날 더 많은 수의 구피가 죽어나가고 나서야 정신차리고 물을 갈아줬다.


문제는, 물을 갈아주고 먹이를 바꿔줘도 계속 죽어 나가는거다. 구피 입이 부어오른걸로 봐서는 Mouth Fungus 마우스 펑거스 병인것 같다. 소금을 넣어줘 봐도 계속 죽어가서, 결국 fungus 치료제를 사 왔다.




Kordon 사의 Rid-Ich plus 라는 백점병 치료제이다. 물 40 리터에 5 밀리리터를 넣으라고 해서, 맞춰 넣었다.


백점병 약이지만 기타 다른 곰팡이 관련 질병도 치료한다고 적혀있어서, 별 수 없이 사용했다. 약을 넣으니 물이 파랗게 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맑아졌다. 결국 어항 한 곳은 전멸했지만, 남은 한 어항에서는 약이 들었는지, 더이상 죽지 않았다. 다행이다.


전멸한 어항은 결국 락스물로 2일가량 씼어내었고, 충분히 헹궈내어 락스 성분을 없애준 뒤 새로 설치했다. 






이번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1. 홍콩에서 이베이로 블러드웜을 주문하지 말자.

2. 싼 먹이를 무턱대고 주지 말자.


정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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