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공원의 종합 선물세트.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설명해 주는 하나의 수식어다. 그만큼 볼게 많다는 뜻일게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와이오밍, 아이다호, 몬타나 세 주의 경계에 걸쳐 있고, 동서남북으로 입구가 나 있다. 어마어마한 면적 만큼이나 불것도 많다. 볼 거리의 종류가 많다 보니 "종합선물세트"라는 수식어를 달게 되었으리라.
지질학적으로 볼 때,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화산활동의 결과물로 만들어 졌다.
지구 역사상 3개의 giant volcanoes 가 존재했다고 한다. 연구를 통한 추측의 결과로, 이 화산이 한번 터지면 지구가 몇년 동안 화산재의 영향을 받아 식물이 잘 자라지 못했다나 어쨌다나... 그만큼 큰 화산이다. 이 곳에서 화산이 터져 나와 땅이 높아졌으니, 지구 어느 부분에서는 그만큼 땅이 낮아졌으리라.
그 화산의 분화구가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된 것이다.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보단 좀 많이 큰 사이즈다. 문제는 이 화산이 조만간에 또 터질거라는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다루어 보겠다.
생태학적으로 옐로스톤은 먹이사슬과 환경의 관계를 실제로 보여준 좋은 예이다. 옐로스톤 지역에는 Gray wolf (회색 늑대) 라는 품종의 늑대가 살고 있다. 이 늑대는 원래 북쪽의 추운 지방에 살면서 점점 내려왔고, 1900년대 중반에 옐로스톤이 처음 발견되어 개발될 때까지 그 수가 많았다. 하지만 옐로스톤 지역에 목축업자들이 목장을 만들고 소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이 회색늑대들이 골칫거리가 되었다. 매일 밤 소들이 늑대의 먹이가 되는 것을 참다 못한 목장주들이 팀을 짜서 체계적으로 늑대를 죽이기 시작했다. 결과로 늑대의 수가 급격히 줄게 되었고, 목장주들은 다시 편하게 지내는 듯 했다.
하지만, 늑대가 줄어드니, 늑대의 또다른 먹이였던 토끼 등의 초식동물들의 수가 늘게 되었다. 이 초식동물들이 옐로스톤 지역의 식물을 많이 먹어버리는 바람에 식물이 부족하게 되었고, 부족하게 된 식물들은 땅을 황폐하게 만들어서 적은 비에도 흙이 쓸려 나가는 등의 환경변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서로 공생하는 식물들은 한 종이 빠짐으로 해서 남은 종들의 생존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한마디로 발란스가 깨져 버렸다. 이는, 과학자들에게는 생태계의 파괴를 통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지만,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정부 입장에서 볼 때에는 관광 수입을 줄이는 일이 되어버렸다. 곧이어 회색 늑대를 죽이지 말라는 정부의 정책이 만들어졌고, 이는 현재까지 목장주들과 정부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일이다. 현재는 회색늑대의 개체수가 늘어나서 발란스가 맞아가고 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보존도 잘 되고, 관광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학부 시절에 배우든 Brooks 미생물학 교재의 겉 표지에는 무지개색깔의 물웅덩이 사진이 있었다. 그 물웅덩이가 바로 옐로스톤 내의 온천을 공중에서 촬영한 것이다. 화산지대이다 보니 그 지역에는 온천수가 항상 존재하고, 많은 곳에서 간헐천 혹은 그냥 옹달샘 형태로 뜨거운 물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
섭씨 100도 가까운 끓는 물이다 보니 웬만한 미생물들은 살수가 없다. 하지만 그 온도에서도 살아가는 미생물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호열성 균인 Thermus thermophillus 이다. 생명공학도에게는 친숙한 실험 시약인 Taq polymerase (PCR에 사용) 의 재료가 되는 미생물이며, 이는 온천수 뿐 아니라 바다의 열공 (뜨거운 물이 나오는 구멍) 주변에서도 발견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