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의 원인은 Prion 이라는 단백질이 어떠한 이유에서 형태가 바뀐 뒤, 뇌 세포를 파괴하여 발병하는 것이다.
Prion (프리온) 은 원래부터 몸 속에 존재하는 단백질 이름이다. 뇌에 가장 많이 존재하며, 신경계 (척수 등) 역시 다량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근육 및 피부 등에도 존재한다. 이 Prion 단백질이 원래 무엇을 하는 녀석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Prion 의 돌연변이가 광우병을 일으킨다는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연구를 그만 둔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 많이 까먹었지만, 아직까지 머릿속에 남아 있는 정보를 대충 간추려 보겠다.
프리온 단백질의 돌연변이는 아직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돌연변이 프리온 단백질 (PrPSc 혹은 scPrP: scrapie Prion Protein) 이 어떻게 정상 프리온 단백질 (PrPC 혹은 cPrP, normal Prion Protein) 을 변화시키는지 역시 명확하지 않다.
프리온 단백질의 돌연변이는 유전공학적인 측면에서도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 현재까지는 단백질의 돌연변이는 DNA 를 거쳐서 생겨난다고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프리온 단백질은 DNA를 거치지 않고 바로 단백질끼리의 영향으로 단백질의 3차구조가 변해버리는 돌연변이가 생겨난다는 점이 최초로 발견된 것이다.
조금 더 어렵게 설명하자면,
protein 의 mutation 은 DNA level 에서 gene sequence 의 mutation 에 의해 mutated protein expression 이 일어난다는 것이 이전까지의 밝혀진 사실이라면, prion protein 은 gene sequence 의 mutation 은 일어나지 않은 채 protein-protein mutation 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즉 prion gene sequence 는 mutated form 이나 normal form 이나 같다. Protein-protein mutation 이 일어나면서 alpha-helix 와 beta-sheet 의 개수가 달라진다. beta-sheet의 개수가 원래보다 서너개 많아지는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 beta-sheet 이 cell에 대한 toxicity 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beta-sheet 의 물리학적인 안정성 때문에 주위의 amyloid 등의 신경계 관련 물질까지 deposit 되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어쨌건, 돌연변이 프리온 단백질이 뇌 속에서 생겨나면, 그 단백질은 주위의 아밀로이드 성분을 흡착시켜 버린다. 뇌조직은 밀도가 그닥 높지 않다. 그런 뇌 조직 속에서 돌연변이 프리온 단백질이 아밀로이드나 기타 신경계 관련 단백질을 흡착시켜 버리면, 흡착 (agglomeration) 된 부분은 밀도가 높아져서 딱딱해 지는 반면, 다른 부위는 밀도가 낮아져서 공기구멍처럼 공간이 생겨 버린다. 그래서 vCJD 혹은 일반 BSE 에 걸린 소의 뇌를 해부해 보면 스펀지 모양으로 구멍이 송송 나 있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왜 이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무서운가.
답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락스" 성분으로 이 단백질이 파괴되며, 약 800도씨 정도의 온도에서도 단백질이 파괴된다. 다시 생각해 보자.
A라는 사람이 뉴스에서 듣자니, 소고기에 프리온이 어쩌고 저쩌고 해서 걱정이 된다. 먹으면 무슨 병에 걸린다고 하는데, 그 병이 심해지면 죽는단다. 그러면 방금 슈퍼에서 사 온 소고기를 버려야 하나? 먹긴 먹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먹어도 병에 걸리지 않을까. 락스로 닦으면 프리온 성분이 사라진단다. 소고기를 락스로 닦자. 고기 속까지 닦으려면 락스물에 담궈서 절여놔야겠다. 그러고 나면, 먹기가 싫어질텐데, 그러지 말고 800도씨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해서 삶아먹자. 그런데 우리집 가스렌지가 800도까지 올라가나? 물끓는거 보면 100도는 넘는거 같은데, 800도는 안될거 같다. 알루미늄이 660도씨에서 녹는다고 하는데, 우리집 알루미늄 냄비는 안녹고 라면 잘 끓여주는거 보면 800도까지 못 올리나보다. 그럼 저 고기 어떻게 하나? 가만, 어제 먹었던 갈비탕도 소고기로 만든건데, 그 집 고기는 안전할까? 내일도 회식있는데, 고기 안먹을수도 없네. 에이, 사 온 고기 먹어버리자.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
앞서 말했지만, 정상 프리온이 변형 프리온으로 바뀌는 과정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필자 역시 그 변형과정에 어떤 물질이 작용하는지에 대한 연구에 참여했으나, 딱 이거다 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다시말해, 프리온의 변형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아직 모른다는 것이다. 예방책이 없다.
프리온의 변형을 막는 것이 예방이라고 한다면, 변형된 프리온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을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예방도 모르고 치료도 모른다. 그냥 두는 수 밖에 없다. 프리온의 잠복기는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 가까이로 예상된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결과가 없지만 인간의 경우는 약 10년 가까운 잠복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 변형프리온을 먹는다고 해도 10년 뒤에나 발병한다는거다. 10년 뒤에 발병한 들, 10년전에 어디서 무슨 고기를 먹었는지 기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며, 기억한다 한들 치료가 불가능하다.
정량 단위에는 kilo gram (킬로그램), gram (그램), milligram (밀리그램), micro gram (마이크로그램), nano gram (나노그램), pico gram (피코그램), femto gram (펨토그램) 등등으로 1000 배씩 내려간다.
필자가 지켜본 실험 중 하나는 건강한 쥐에 10 펨토그램의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뇌가 아닌 몸에 주사해 넣고 발병결과를 지켜보는 것이다. 물론 발병했다. 다시말해서 아주 소량의 변형프리온이 몸 속에 들어온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그 소량으로부터 나머지 모든 정상 프리온 단백질이 변형되어 버린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시간이 걸릴 것이다.
수 년 전, 한국과 미국의 소고기 협상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협상에 대한 토론회를 지켜 보았으며, 스스로의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과학은 과학이다. 정치나 정책이 과학적인 팩트를 변화시킬수는 없다. 정확한 과학적인 배경지식을 가진 후에 정치나 정책을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에서 광우병 소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본다. 요 아래 포스팅에 써 놨으니 한번 읽어보고 개인적으로 판단해 보길 바란다. (지극히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